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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봄이 오면 생각나는 첫사랑 영화

by 복땡이 2023. 3. 3.

과거-현재-주인공들
건축학개론

실제로 이용주 영화감독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여 건축사무소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2003년에 초고를 쓰고 완성까지 거의 10년이 걸렸기에 이 작품을 만들고자 영화감독이 된 것이라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그 시절 아련했던 첫사랑의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입니다.

1. 과거와 현재의 등장인물 소개

과거 서연(배수지 배우)은 20살 음대생으로 교양수업으로 건축학개론을 수강하게 됩니다. 교수님이 내주시는 과제를 같은 동네에 사는 승민과 함께 하면서 점차 둘 사이가 가까워지게 됩니다. 과거 승민(이제훈 배우)은 정릉에 사는 20살 건축학과 학생이고 굉장히 순진하고 숫기가 없는 인물입니다. 건축학개론 교양수업에서 같은 동네에 사는 음대생 서연을 알게 되고 자신과는 반대로 명랑한 모습에 반하여 서연을 좋아하게 됩니다. 건축과 선배인 재욱(유연석 배우)은 방송반 서연의 동아리 선배로 순진한 신입생을 꾀어서 어떻게 해보려고 하기도 하고 서연에게도 접근합니다. 승민과 같은 동네에 사는 납득이(조정석 배우)는 재수생 친구로 적은 분량이지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어 로맨스 영화를 갑자기 코미디로 분위기를 만들 만큼 재밌는 캐릭터로 나옵니다. 그 후로 15년의 세월이 지나 현재의 서연과 승민이 등장합니다. 현재 서연(한가인 배우)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아나운서를 준비하다 능력 좋은 의사와 결혼했지만 결국 오랜 기간 동안 별거 후 이혼합니다. 받은 위자료로 고향인 제주도에 집을 짓기로 결정하고 15년 전 집을 지어주겠다던 첫사랑의 말을 기억나 승민을 찾아가게 됩니다. 건축 일을 하는 승민은 나름 잘 나가는 사람, 일을 매우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결국 첫사랑의 집을 지어주게 됩니다.

2. 건축학개론 수업에서의 첫 만남과 헤어짐

서연과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만나게 됩니다. 교수님이 과제로 집 근처를 돌아다녀 보고 집에서 먼 곳도 놀러 가보라고 하시면서 과제를 내주십니다. 서연과 승민은 각자 과제를 하기 위해 정릉으로 가고 둘은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서연에게 첫눈에 반했던 승민은 용기가 없어 늘 서연의 주변만 맴돌았지만 과제를 하면서 서연과 점점 가까워집니다. 둘은 조금 먼 곳으로 여행을 가서 기찻길도 걷고 막걸리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버스를 기다리던 중에 승민의 어깨에 기대어 잠든 서연에게 승민은 키스하게 되고 잠시 후 눈을 뜬 서연은 모르는 척을 하는 듯합니다. 한편 잘생긴 외모와 개인 자동차도 있는 선배 재욱과 서연을 보는 승민은 자신이 한참 초라해 보입니다. 어느 날 서연은 승민과 같은 동네인 정릉을 떠나 서초동 반지하로 이사를 하게 되고 서연은 승민에게 첫눈 오는 날 둘만의 추억의 장소에서 만나자고 약속합니다. 종강 날 승민은 서연에게 고백하기로 결심하고 나중에 서연이 살고 싶다고 하며 그렸던 집의 모형을 가지고 서연의 집 앞으로 가서 서연을 기다립니다. 서연은 그런 승민에게 연락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평소 서연에게 접근하려 하던 재욱 선배는 서연에게 종강 파티에 같이 가자고 하여 가게 됩니다. 그렇게 서연에게 술을 먹이고 서연을 데리고 집에 들어갑니다. 승민도 이 광경을 보게 되어 가지고 온 모형을 당장 버려버리고 울면서 되돌아갑니다. 다음날 승민이 걱정되던 서연은 승민을 찾아갔지만 승민은 CD플레이어가 없어서 음악을 못 듣는다며 CD를 돌려주고 모진 말을 하며 서연을 밀어냅니다. 첫눈이 오던 어느 날 둘의 추억의 장소에 승민은 오지 않고 결국 서연은 그곳에 CD와 CD플레이어를 두고 옵니다.

3. 첫사랑은 추억 속으로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보여주는데 현재의 서연은 남편과 이혼 후 받은 위자료로 제주도에 집을 짓기로 하며 승민을 찾아가게 되고 승민은 현재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15년 만에 찾아온 서연을 보며 감정이 복잡하지만 결국 집은 완성이 되고, 서연은 승민에게 맥주 마시고 가라며 붙잡고 승민은 이를 거절하면서 짐을 치워주려고 하는 중에 자신이 20살 때 서연에게 고백할 때 만들어 갔던 모형을 발견합니다. 승민은 그때 서야 왜 아직도 이걸 가지고 있는지 자신을 찾아온 이유가 뭔지 서연에게 화를 냅니다. 그러자 서연은 승민에게 자신의 첫사랑이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과거에 서로에게 첫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승민은 원래대로 현재의 여자친구와 미국으로 떠납니다. 서연은 제주도에 지어진 집에서 소포를 받게 되는데 그것은 과거에 서연이 둘만의 장소에 두고 갔던 CD와 CD플레이어입니다. 서연이 건축 모형 집을 여태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승민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 물건을 간직하며 그리워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오해를 풀고 둘이 잘 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고 서로가 그렇게 하지 못하는 모습도 안타까워 보였습니다. 혹시나 현재 둘이 다시 잘 되어 첫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과 여러 감정이 교차하며 본 영화입니다. 과거와 현재에 나오는 배우들의 얼굴이 조금 비슷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해서 그에 대한 몰입도는 조금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배우들이 각자의 감정에 충실하여 펼친 연기에 천천히 스며들게 되었습니다. 보통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은 결국 이루어지며 끝을 맺지만 건축학개론 영화는 첫사랑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그런지 조금 달랐던 점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마음속에 추억으로 자리 잡은 채 있지만 새 학기가 시작되는 봄이 오면 가끔 꺼내어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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